| 사상초유 38社 등급 강등..건설사 운명은? |
|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사상 초유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단행했다. 무려 38개 건설사들의 신용이 단숨에 떨어졌다. 일부 건설사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며 심각한 자금난에 처했다. 건설사 신용등급의 일제 하락에 따른 금융권의 부정적인 충격도 예상된다. ◇ 한기평·한신정평·한신평 5일 만에 38개사 등급하향 국내 3대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이달 5일과 8일, 9일에 걸쳐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깎아내렸다. 본격적인 기업 신용평가가 실시된 지난 10년 동안 처음있는 일이다. 한신정평가의 남욱 상무는 "외환위기나 카드위기 때도 이처럼 많은 기업들의 등급을 일시에 하향한 적은 없다"며 "무보증사채 등급을 보유한 회사가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건설업종 전반의 유동성이 빠르게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종의 등급 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류승화 동양종합금융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에서는 우량 건설회사들의 채권까지 거래가 안 되는 등 업종 전반의 유동성 악화가 반영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제 등급 하향은 신평사들이 건설업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확인하는 계기로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신용도가 깎여나간 기업의 수는 신평사별로 각각 24, 15, 33개사에 이른다. 중첩된 곳을 제외하면 총 38개사에 달하는 건설 관련 기업 신용도가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추가적인 등급하향 조정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이게 끝이냐 시작이냐의 문제"라며 "이번 등급 조정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신평사들이 리스크 요인들을 분석했지만, 새로운 등급이 건설사들에 부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 기업별 등급 조정폭 달라..일부 기업은 신평사간 이견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치는 건설사에 따라 차별적으로 이뤄졌다. 일부 건설사는 무보증사채(혹은 기업신용등급)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이 동시에 하향 조정됐고, 어떤 건설사들은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만 내려갔다. `등급 전망(outlook)`이란 신용등급 조정의 방향성을 표시하는 지표. 전망이 `부정적`이라면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반대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만약 신용등급은 바뀌지 않고 전망만 하향조정됐다면, 등급 자체의 조정보다는 신뢰도 저하가 덜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곳 이상의 신평사들이 `전망`만 하향조정한 건설사는 남광토건과 두산건설, SK건설, 진흥기업,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신용평가사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기업도 나왔다. 금광기업의 경우 한신정평은 회사채 등급과 CP 등급을 모두 내렸지만, 한신평은 전망만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마찬가지로 벽산건설과 쌍용건설의 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도 신평사별로 조금씩 차이를 나타냈다. ◇ "투기등급 강등 건설사 주시..금융권 영향도 관심" 이번 신용등급 일괄 평가와 더불어 신용등급이 기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건설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평사 중 한곳 이상이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의 최하단인 BBB- 밑으로 떨어뜨린 기업은 동문건설, 동일토건, 동일하이빌, 삼능건설, 우림건설, 우미건설, 월드건설, 중앙건설 모두 8곳이다. 똑같이 BB+(회사채) 혹은 B+(어음) 등급을 받았다.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은 자금조달시장에서 중대한 차이를 지닌다. 일부 금융기관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는 약정을 맺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류승화 애널리스트는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주단 협약 가입을 신청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있다면 (경영상황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신인도 저하가 금융권에 미칠 파장도 큰 관심사로 꼽혔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윤영환 애널리스트는 "은행 BIS 비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가 중요한 관심사"라며 "비록 은행들이 내부등급법을 쓰고 있지만, (건설사 대출자산이 BIS 비율 저하에) 반영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트리거(발단)가 될 것이냐, 아니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칠 것이냐 역시 꾸준히 지켜봐야 할 내용"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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